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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깨달음 정리

· 약 5분
Park YoungHo
재밌게 살고 싶은 인간, 즐겁게 개발하고 싶은 개발자.

몇 번의 멘토링 끝에 좋은 인사이트가 생겼다. 그래서 그것들을 글로 정리했다.

어떻게 공부해야할까

공부해야할 것이 참 많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도 적지 않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것은 훨씬 더 많고 방대하다고 느낀다.

공부하기 이전에 내가 뭘 모르는지 알아야한다. 그런 공부는 BFS로 파면서 내가 뭘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취향만을 갖고 공부를 드라이브 걸기엔 부족하다. 사실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을 공부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일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명분이 있으면 좋다. 맘 먹는다고 동기가 생기지는 않기 때문에 적절한 필요와 명분을 만들고 그 후에 DFS로 깊게 파야한다.

해야된다는 생각만 하고 하지 않으면 괴롭다. 대부분의 사람이 괴로운 이유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과 행동의 괴리 때문에 고통을 겪는데 생각을 안 하던가 행동을 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한다.

그렇다면 생각을 안 하는 것보단 행동을 하는 게 더 쉬운 방법 아닐까? 그래서 요즘 나의 삶은 너무 고민하지 않고 행동을 빠르게 취하자로 바뀌고 있는 과정이다.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한다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가장 간단하게 접근하자면 자신이 맡은 바를 문제 없이 완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능력을 100이라 가정하고 일정 내에 나의 업을 완수하려면 100을 넘는 오버워킹을 해야한다면 이 때까지의 나는 추가근무를 하고 나의 에너지를 끌어다써서 그 일을 해냈다.

일을 해냈다는 것 자체에서 만족감이 컸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때 뿌듯했고 기분 좋았다.

근데 그런 방식은 지속 가능한 방법일까? 아니,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렇게 물리적으로 나를 갈아넣는 것은 결국 지속 불가능한 방식이다. 이젠 30대다. 어릴 때야 그게 됐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한계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이 때까지의 나는 그게 되지 않았다. 일을 어중간하게 마치면 잠자리에 누워서도 계속 일 생각이 나고 완수하기 전까지는 일에 매몰됐다. 자연스레 일의 강도가 높아지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져서 컨디션이 떨어지곤 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하는가?

그런 집착을 내려놓아야한다. 이젠 일의 크기와 일정을 조정해야한다. 그것이 책임감이다. 불가능한 것, 바꿀 수 없는 것에 나를 끼워맞추려 애쓰지말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이 실력있는 사람이고 책임감있는 사람이다.

책임감은 일의 완수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기간 내에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물리적인 한계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책임감을 다른 방식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속성을 이해하기

사람은 본인이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단순한 이해와 숙련은 다른 경지에 있다.

사람의 인생은 이산적이지 않다. 모든 것은 단 한 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의 나를 구성해온 모든 것들은 과거의 내가 하나둘 차곡차곡 쌓아올린 것이다. 지금의 내가 형편 없다면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하면 된다. 지금의 본인에게 만족스럽다면 과거의 나는 꽤나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은 퀀텀 점프를 한듯 갑자기 다른 레벨이 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은 그간의 발자취가 말해주는 결과물이다.

5년차의 나의 경력, 개인적으로 연차가 적지도 많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확실히 저연차나 신입 때의 내가 바라본 5년차 이상의 엔지니어와 지금의 나는 갭이 크다고 느낀다. 그렇다, 현재 나의 수준은 신입 시절 바라본 5년차 엔지니어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몇 년간의 연속성이 변곡점에 도달하지 못했겠지. 그래서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겠지. 그치만 내가 꽤나 괜찮은 수준의 엔지니어가 되는 순간은 분명 온다. 그 시기를 앞당기냐 마냐는 지금의 내게 달린 일이겠지. 그 때 이 글을 본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